목회칼럼 No. 98 봄 부흥회를 마치고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관계입니다. 어떤 분은 관계를 잘하여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터득한 분도 있는가하면, 어떤 분은 관계를 잘하지 못하여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올바르지 못한 관계로 스스로 실망하기도 하고, 실망을 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관계를 무시하며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관계를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관계를 잘한다는 것은 어떤 상황을 만나도 관계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관계가 멀어지거나 깨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그중에 한 가지는 부담을 줘보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아버지가 아들의 많은 친구들의 우정을 시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돼지 한 마리를 잡아 지게에 짊어지고는 아들을 향하여 우정만큼은 자신한다는 친구들을 찾아가 이렇게 말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여보게, 내가 실수하여 사람을 죽였다네. 나를 좀 숨겨 주게,” 그렇지만 그렇게 하겠다는 친구는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지게를 진 아들을 앞세워 자기의 친구 중 한 명을 찾아가 똑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버지의 친구는 걱정스런 얼굴로 “어쩌다가 그랬는가? 어서 들어오게” 했다는 것입니다.
많은 관계들이 부담 앞에서 여지없이 그 실체를 드러냅니다. 어떤 일을 부닥쳤을 때, 어떤 일을 부탁했을 때, 어떤 일에 순종을 요구했을 때가 그렇습니다. 물론 여러 사정에 부탁을 못 들어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일에 대한 요구에 순종하지 못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관계를 잘해왔다면 부담 앞에서 관계가 멀어지지는 않습니다. 부담 앞에서 관계가 깨어지지는 않습니다.
잘 만든 구두와 잘 만든 것처럼 보이는 구두, 짝퉁구두의 차이 중에 하나는 잘 만든 구두는 웬만한 충격에 구두 굽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잘 만든 것처럼 보이는 구두는 웬만한 충격인데도 구두 굽이 떨어집니다. 관계도 그렇습니다. 좋은 관계는 웬만한 일로 멀어지거나 깨어지지 않습니다. 그런 관계는 명품관계일 것입니다.
목회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거치면서 제일 안타까운 것이 관계를 잘하지 못하여 떠나가고, 멀어지고, 피하고, 숨고, 도망치는 사람들을 볼 때 입니다. 그만한 일 때문에 관계가 멀어진다는 것에 깜짝 놀랍니다. 물론 당사자에게 피치 못할 그만한 사정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주 사소한 작은일 때문에 관계가 깨어진다는 것은 상당히 슬픈 일입니다.
좋은 관계, 바른 관계를 잘하면 세상에서도 교회 안에서도 즐겁고 행복한 삶이 될 것입니다. 좋은 관계인 것처럼 하다가 막상 어려운 일 만나 실체가 드러날 때 신앙과 인생이 드러나게 됩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건, 어느 곳에서 살아가건 중요한 것은 어느 누구와도 관계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인생을 살아갈 때 모든 사람들과 다 좋은 관계를 맺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좋은 관계가 맺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의외인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잘하지 못하는 분인데 자신이 부단히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행복한 목사입니다. 저의 주변에 그런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기종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