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No. 63 쉽지만 쉽지 않은 교회
지루하고도,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의 끝자락이 보입니다. 반드시 겨울은 지나고 봄은 오는 법이지요! 평택 고덕 땅에 와서 고덕호수교회를 개척하여 성전을 건축하고, 어떻게 하면 건강한 교회를 세워볼까? 어떻게 하면 주님께서 기뻐하는 교회를 세워볼까? 하는 고민을 가지고 사역을 감당하였는데, 계획한 대로 주님의 뜻대로 잘되어 가는지 점검도 해보고 분별해야겠습니다.
고덕호수교회는 쉽지만, 쉽지 않은 교회입니다. 다른 교회들처럼 등록만 하고 다니면 되지 않고 해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담임목사와 면담을 하고, 예수영접모임과 생명의 삶을 수료해야 하고, 목장에 참석해야 되고 회원교인 신청을 지원하고, 운영위원회와 회원교인들의 동의 얻어서 고덕호수교회 성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야 직분도 받고 사역도 참여하고 목자도 임명을 받습니다. 천천히 자유롭게 다닐 수는 있지만 회원교인이 되어 고덕호수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은 쉽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교회라면 사람들을 편하게 하고, 마음대로 다니고, 자유롭고, 마음에 쉼을 주는 교회가 되야지 않겠는가? 교회가 편한 곳이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교회의 본질을 이해 못해서 그렇습니다. 교회는 마음이 내킬 때 와서 쉴 수 있는 휴게소 같은 곳이 아닙니다. 교회는 분명한 존재 목적을 가진 주님이 세우신 공동체입니다. 곧 영혼을 치유하는 치유 공동체이며, 성취해야할 사명을 가진 사명 공동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장을 통해서 삶을 나눔으로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고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사랑을 느끼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평신도를 세우는 교회로, 평신도들을 훈련시키고, 사역자들을 만들어 가는 일을 지속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교회는 치유 공동체이기 때문에 누구나 환영받아야 하고, 수용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사명 공동체이기 때문에 교인들이 강인한 일꾼이 되도록 훈련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둘 중 하나라도 소홀하게 되면 교회는 존재 목적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목회자로서 늘 마음에 갈등과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두 가지입니다. 성도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지만 또 한편으로는 강한 용사로 세상을 이기고, 주를 위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기꺼이 사명을 감당하는 하나님의 사람들로 세워가는 것입니다.
성도들을 편하게 해 준다고 믿음으로 승리하고 살아가지는 못합니다. 삶에 악순환이 반복될 뿐입니다. 거친 세상을 거슬러 올라가야 할 거라면, 깨어나야 합니다. 추운 겨울 웅크리고 따뜻한 안방 속에 누워있던 자리를 들고 거룩한 야성으로 주 앞에 나가야 합니다.
주님께서 고덕호수교회를 또다시 개척해야 한다 하시면 똑같은 교회가 아니라 특별한 교회, 새로운 교회, 하나밖에 없는 교회가 되기를 저는 바랐습니다. 건강한 교회, 행복한 교회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참여하고 헌신해야 하는 일입니다.
고덕호수교회는 세상에서 상처받은 수많은 사람을 치유하여 회복시키는 일을 끊임없이 감당할 것이며, 교회 존재 목적인 영혼 구원과 제자 만들어 가는 일에 집중할 것입니다. 쉽지만, 쉽지 않은 교회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될 것입니다.
김기종 목사